내일이라도 못 보면 죽을 것만 같은 그런 이가 나에게도 있었다.

매일 같이 마주하고 함께 노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이 넘는 얼굴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내 주위에는 없다.

우습게도 정말 우습게도 아쉽지만 아쉽지 않다.

시간이 흘러가듯, 사람은 만나고, 그리고 헤어진다.

그렇게 그 사람과 인연을 끊는다.

소멸이나 붕괴가 아니다.

절단, 다시 연결 될 수 있는 점선.

비활성화 된 통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연결되겠지만, 지금은 쓰이지 않는 회선.

휴화산과 같은 존재들.

그렇게 무덤덤하게 잊혀져 간다.



그렇기 때문에 일깨운다.

지금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예전에 익숙한 얼굴들은 지금 없고, 지금은 모르는 얼굴들과 함께 한다.

아니 함께 하는 시점에서 아는 얼굴이고, 미래에 익숙해져 간다.

그들이 또 사라져 갈것이라 생각하면, 슬프지만, 무덤덤하고, 그러기에 애처롭다.

그렇기 때문에

즐겁다.

이들과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것은 지금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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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shycologist YCO

앉아 있다가 갑자기 머리를 긁는다.

어.. 이상한데.

방금까지 무언가를 하려고 있었는데 잊어버리고 말았다.

뭘 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뭘 하려고 하고 있었을까?

그래서 난 턱을 괴고 찬찬히 추리해 본다.

...

아니다 추리가 되지 않는다.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

...풋.

조소한다. 내 꼴이 우습기 때문이다. 당초에 그렇게 생각해서 떠오르는 일이라면 잊어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연속적이지 않다. 간헐적이다.

그 때 그 때 다른 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순간 순간을 잇는 기억(memory)이 연결해줘서 비로소 연속적인 인물이 된다.

지금 난 그 기억을 잃고서 중얼 거린다.

뭘 하려고 했더라?

시계를 바라보니 11시가 넘어가고 있다.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우습다. 아마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면 별일이 아닌게 틀림없다.



잊어서 잃는 일은 슬픈 일이다.

오늘 저녁 식단을 잊고..

저번 주에 한 약속을 잊고..

작년의 추억을 잊고..

5년 전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잊고..

이렇게 잃어가는 것들이 너무 마음 아프다.



그렇지만 걱정 없다.

이것도 내일이면 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마음 놓고 푹 잠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

우습다. 아마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면 별일이 아닌게 틀림없다.

라고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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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shycologist YCO

별을 보면 왠지 이득을 본 기분이 든다.

그 것이 긴 시간이면 긴 시간일 수록 이득인 기분이 든다.

그래서 길게. (라고 해도 10분) 하늘을 바라 보았다.

"와아~"

별이 보인다.

많이 보인다.

저게 북극성이고, 저게 오리온 자리이고...

이러다가 말았다.

아는 별 자리가 몇개 된다고, 피식 자신을 웃으면서 그냥 별을 바라본다.

왠지 주황색별이 있다.

적어도 내 눈에서 보이는 별에는 외계인은 없단다.

그런 로망 없는 생각을 하면서 60광년쯤 떨어진곳에는 있을 수도 있다니까라고 조소한다.


슬슬 목이 뻐근해짐을 느끼면서 78을 내려온다.

옆에 대어져 있는 차에 이슬이 맺혀있다.

날이 많이 추워졌다.

배부를 정도로 많이 마신 맥주 탓인가, 체온은 약간 높아서 느끼지 못했지만, 차에 맺힌 이슬을 보고 추위를 느낀다.

"하아~"

입김을 주욱 내뿜는다. 그리고 들이마신다.

"헛."

이번엔 폐로 추위를 느꼇다.

다시금 별을 바라 봤다.

주위가 밝아서인가 내가 술을 먹어서인가 흐릿한게 영 좋지 않았다.

그냥 뻘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보면 요즘애들은 DOS시절의 타자연습을 안 해본 애들도 많을꺼야.

어머니 마나님 망나니 이런 걸 치고, 별 헤는 밤을 외울 정도로 쳐서 타수를 올리는 애들은 없겠지.

채팅을 하면서 타자를 익히고, 게임을 하면서 마우스를 움직이겠지.

그런 생산성 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방에 도착했다.

우습다. 내가 언제부터 별을 좋아했다고.

다른 사람은 안 고르던 지구과학을 선택했을때?

다른 사람은 교과서에서만 본 티코 브라헤를 존경하기 시작했을때?

아빠와 함께 간 동산에서 바라본 밤하늘을 보고?

모르겠다.

태양은 싫지만, 달은 좋다.

달은 눈부시지 않게 나를 비춘다.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진 않지만 바라보면 있다.

달은 그렇지만 별은 무슨 잘못인가.

조금 밝은 도시에서는 보이지도 않다.

하지만 그래도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빛낸다.

누굴까, 처음 사람을 별과 매치 시킨사람은.

너무 잔인한 매치다.

빛나기 위해 필사적이어야 한다. 주위가 밝으면 묻히고 말고, 자신이 빛을 잃으면 어느 누구도 알아봐주지 않는다.

그런 생명의 줄다리기에서 항상 긴장을 놓지 않고 있어야 한다.

무서운 이야기다.

그래도~

다행이다. 사람은 별이 아니다.

사람은 주위의 사람들 몇명만으로도 살아갈수 있다.

한마리의 동물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나로서, 너로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까.

주위에 있는 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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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shycologist 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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